갈수록 사라지는 우리 동네 슈퍼마켓들. 그 마켓들을 대신해서 등장한 것은 바로 대기업에서 하는 대형마트들이다. 그리고 요즘에는 슈퍼슈퍼마켓(SSM)이 뜨고 있다. 대형마트보다 접근성면에서 매우 가까이에 동네 구석구석으로 들어오고 있는 추세이다. 일단 동네 시장보다 값싸게 살 수 있는 대형마켓이 있기에 동네의 소규모 슈퍼들은 사라지는 건 어쩌면 당연지사다. 게다가 24시간 편의점이 생기면서 더더욱 동네가게는 사라지고 있다.
이런 대형마트들이 들어섬에 따라 동네 재래시장에 파리가 꼬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대형마트들이 소비자에게는 값싸게 물건을 사는 기회를 제공할지는 모르지만, 많은 우리 동네 슈퍼마켓은 줄도산이다. 그리고 지역시장에서 느껴지는 인간다움과 시장만이 갖는 독특한 재미와 즐거움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대형마트의 새끼 ‘슈퍼슈퍼마켓’으로 동네 곳곳의 구멍가게 씨를 마르게 하라~!
영세 상인들은 SSM의 대대적인 영업활동에 대해 조속한 정부대책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SSM 주변 영세 상인들은 △덤핑판매 수준의 가격할인 △사은품 제공 등의 과도한 호객행위 △무차별 전단지 배포 등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최소한의 생계 보장 및 유통산업 균형 발전을 위해 SSM에 대한 정부 차원에서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SSM 주변 상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곳 중 4곳은 앞으로 6개월도 버티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 김경배 회장은 “기업형 SSM 진출 시 주변업체들은 대략 30∼50%가량 매출이 급감한다”면서 “대기업들이 껌 한 통, 두부 한 모까지 영세한 상인들에게서 빼앗아 가고 동네 상권을 잠식해 나가는 것이 정작 정부가 주장하는 시장경제냐”며 대형 유통과 영세 유통이 공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이드 라인을 정부가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파이낸셜뉴스, 2009년 7월 5일 기사)
이런 문제들로 인해 투쟁하는 곳도 있다. 안양 중앙시장 상인들 약500명이 SSM(기업형수퍼마켓) 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입점 반대를 주장하며 7월4일 오후1시부터 4시까지 중앙 시장 부근을 돌며 시위를 벌였다. 상인들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들어오면 주변에 있는 작은 가계들이 장사가 안 될 것이 뻔하고 결국엔 재래시장 까지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에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 기필코 입점을 막아 낼 것”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 익스플러스‘가 중앙 시장 부근에 입점한다는 사실은 지난 7월1일게 알려졌다. 상인들 말에 따르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는 중앙시장 입구 약 100m 거리에 148㎡ 규모를 들어선다. 판매 상품은 일반 대형 슈퍼마켓에서 팔고 있는 공산품, 야채, 육류 따위 이며 개점 예정일은 8월 중순께다. (안양뉴스, 2009.07.04)
이런 대기업들의 시장장악 움직임을 정부가 규제하고 감시할 수 있다. 그것은 자영업을 하는 영세 상인들의 보호를 위해서는 너무도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서민들의 음식을 먹는 사진들만 찍으려 할 뿐, 직접적으로 당사자들의 고충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대기업들의 눈치만을 보고 있는 형국이다.
오뎅 쪽쪽 빨아먹으면 서민들이 알아주기나 할까?
사실, 대형마트 진출에 대한 규제는 17대 국회 때도 논란거리였다. 이전 정부가 재래시장 살리기에 나서면서 국회도 대형 마트에 허가제 도입, 영업시간 제한 등을 규정한 법안을 9건 제출했으나 유통업계의 이해관계에 부딪혀 상정되지 못했다. 하지만 대형 마트에 이어 SSM까지 영세 상인을 위협하고 이명박 대통령도 서민경제 살리기 문제를 언급하면서 다시 불거지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 소관 위원회인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는 대형 마트와 할인점 규제에 관해 위원회 차원에서 통합 후 대체법안을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 지경위는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중앙회, 유통업계로부터 다양한 의견수렴에 나섰다.
현 18대 국회에는 지역 소상공인과 재래시장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대형 마트와 SSM에 관한 규제를 두는 법안 14건이 상정돼 있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12건, 재래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안 1건, 대규모 점포 등 사업활동 조정에 관한 특별법안과 ‘대규모 점포의 지역기여도 향상을 위한 특별법안’이 각각 한 건씩이다. 현행 등록제를 허가제로 강화하는 내용과 영업시간을 오후 8∼9시로 제한하거나 취급 품목 제한 등 유통업계를 규제하는 내용이다. (파이낸셜뉴스 2009.07.05)
17대 국회에서도 한나라당은 국회를 대부분 장악했고, 지금 18대는 더욱 많은 의원들이 장악하고 있다. 그렇다. 이명박은 아무리 떡볶이를 먹고 오뎅을 먹으면서 친서민 정책을 강화할테지만, 먹는 것만으로는 우리 국민들은 짜증이 날 것이다. 구체적으로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서, 서민의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대기업에서 영소상인을 다 죽이는 짓들을 규제하고 재래시장에 대한 지원확대와 영소상인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러나 이런 것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말뿐이다. 그런데 우려스러운 것은 말뿐일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친기업적 정책과 부자정책을 펼치고 있는 이명박이 과연 재래시장 상인들에게 제대로 눈을 돌리겠냐는 것이다.
위에 동아일보의 기사는 지식경제부의 자료를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다. 위의 자료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것은 이명박의 집권이후 대기업의 시장진출이 눈부시게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며, 이에 따라 많은 중소상인들과 슈퍼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연 이런 것을 모르고 오뎅을 먹었을까?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야 말대로 ‘쇼’였던 것이다.
부산에서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B 씨는 주변에 SSM이 들어서는 것에 맞서서 4000원짜리 간장을 3500원으로 할인 판매 했다가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가격을 올렸다. 간장을 납품하는 도매업자가 B 씨를 찾아와 ‘SSM이 해당 대기업의 계열사에 납품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압력을 넣어 어쩔 수 없다. 가격을 SSM 수준으로 올려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기 때문이다. B 씨는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을 유치하려던 자구 노력이 허망하게 끝났다”며 “SSM의 불공정 행위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중소 유통업체의 매출도 줄었다. 응답 상인들은 SSM 입점 이전에 하루 평균 매출액이 161만7000원에서 111만9000원으로 49만7000원(30.8%) 줄었다고 답했다. 또 ‘현재의 경영상태로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체의 41.2%가 ‘6개월을 못 버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중소상인은 “소상공인들을 맨주먹으로 대기업과 싸우게 하는 것은 공정한 게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2009.07.01 기사자료>
이 대통령이 오뎅을 이문시장에서 배어 먹은 날, 재래시장 상인들과 만나 “대형마트를 못 들어서게 한다는 건 법률적으로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던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규제가 자의적이고 불공평하지만 않으면 현행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도 충분히 대형마트와 수퍼수퍼마켓(SSM)을 규제할 수 있다”며 “이 대통령의 말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대형유통업체들의 무차별 공격에 중소 상인들의 몰락위기가 심각해지자 각 당 의원들이 대형마트 허가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 대통령의 말은 이런 국회 논의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9일 이정희 의원과 비슷한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낸 이용섭 민주당 의원도 “우리나라 헌법은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를 존중한다’고 규정하면서도 ‘시장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 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이 대통령의 말처럼 대형마트 규제가 불가능한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서민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재래시장에 간 이명박 대통령은 여전히 제대로 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지 못하다. 이명박의 선거공약을 보면, 유사 점포간 합병, 공동 네트워크 구축 등 다양한 재래시장 지원책 마련이 있다. 다양한 재래시장 지원책이 과연 이뤄지고 있는지, 중소상인들의 지금의 요구를 대변하는 정책으로 지원책이 마련될지 걱정부터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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